나는 중학생 2학년때부터 군대가기 전 21살까지 일본인과 이메일로 대화를 한적이있다.
군대를 다녀오고 자연스럽게 연락이 끊겼지만 이메일을 주고 받았던 7년이란 시간이 기억에 남는다.
내가 학교를 다녀오고 이메일을 쓰면 다음날 그가 회사에서 출근해서 답장을 쓰는것 같았다.
당시 나는 학생이었고 그는 40대 아저씨였다.
처음에 역사,독도 문제로 싸우다가 점차 터놓고 친해지게 되었다.
그는 처음에 내가 중학생인지 몰랐다고 하였고 나도 그가 40대인지도 몰랐다.
오랜만에 이메일을 들어가 그간 주고받았던 이메일을 확인했다.
번역기로 돌리며 가끔 알아 들을수없는 대화도 있지만 주로
날씨, 축구경기 (월드컵,아시안컵) 스포츠 경기이야기를 많이 하였고
점차 나의 친구들 가족들 심지어 당시 담임선생님한테도 꺼내지 못한 가정사까지 이야기하였다.
그는 CAD를 작업하는 일을 하였고 결혼은 하지않았다.
도쿄 신주쿠에 거주하고 있으며 쭉 도쿄에서 살았다고 한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몇가지 이야기 해보려고 한다.
두발자유
중학생시절 두발자유가 아니었기에 선생님들이 가위를 들고 머리를 자르려고 한다고 하니
그가 일본의 학교도 두발자유가 있지만 국립학교의 경우 느슨하며 사립일 경우 규제가 심하다고 한다.
그는 나에게 친구들과 함께 삭발을 하여 반항하라고 농담반 진담반으로 이야기 했었다.
한일전
예전이나 지금이나 월드컵 보다 재밌는게 한일전이라고 생각한다.
그와 7년간 이메일을 주고 받으며 한일전 경기가 꽤 있었다.
2011년 도하아시안컵 당시 한국은 일본과 2:2로 승부를 마치고 PK에서 한골도 넣지 못하고 패배하였다.
그는 한일전은 항상 힘든경기라고 하였고 경기종료 직전 동점골을 성공시킨 한국의 정식력을 높히 평가했다.
또한 PK는 운이 많이 작용하기 때문에 일본의 완전한 승리가 아니라고 하였다.
재일교포4세 이충성 선수가 2011년 아시안컵에서 환상적인 발리슛을 넣으며 일본을 우승시켰다.
그가 나에게 재일교포4세가 골을 넣어 일본이 우승했다
나에게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동일본 대지진
3월 TV를 보다가 일본에서 엄청난 지진이 일어났다고 난리가 났다.
난 당시 바로 이메일을 보냈다.
답장이 왔기에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일본에서는 전철이 움직이지 않아 집까지 걸어서 퇴근했다고 한다.
그는 지진을 평소에 많이 느꼈다고 하였지만 이번엔 후쿠시마 지역에 정말 큰 지진이 일어났다고 본인도 놀랐다.
주고 받은 선물
난 그에게 많은 선물을 받았다.
일본과자. 옷, 라면, 지역의 기념품등 연말이면 엽서까지 나에게 보내주었다.
받은게 더 많지만 싸이월드가 막혀버려서 사진을 구할수가 없었다.
나에게 정말 고가의 선물을 많이 보내주었다.
난 당시 왜이렇게 많이 보내주냐 비쌀것 같다고 하니
그는 부담스럽게 느끼지 말고 난 결혼을 하지 않으니 책임질 식구가 없다며 받아달라고 하였다.
당시 나는 학생이었기 때문에 많은 선물을 하지 못하였지만 일본에 없을만한것을 보내주었다.
일단 일본에는 옥수수차가 없다고 먹어보고 싶다고 하여 보내주었다.
차를 끓이는 동안 팝콘같은 향기가 좋다고 하였고 식혜는 2개 보냈지만 거북이가 상자안에서 식혜를 건드려
모양이 찌그러지고 내용물이 빠져나와 하나만 안전하게 갈수있게 되었다.
그는 일본김은 간장맛이 나고 한국의 김은 참기름 맛이 난다고 하였다.
홍삼껌을 건강하고 달콤하여 좋아했다.
나중에 홍삼껌과 옥수수차를 더 보내주었다.
그가 말한 꽈배기가 꿀꽈배기인지는 확실하지 않았지만 선물을 보내니
한국 드라마를 시청하면서 꿀꽈배기 먹는 사진을 답장으로 보내주었다.
그 외
우리는 국적을 떠나 많은 이야기를 하고 친구라고 생각하였다.
그는 현재의 일본과 현재의 일본인을 생각해달라고 하였고 좋은 파트너가 되야한다고 말하였다.
최근에 이메일을 보냈지만 수신확인결과 그는 이메일을 읽었지만 답장하지 않았다.
그가 무슨 사정이 있는지 모르지만 다시한번 그와 대화를 하고싶다.
학창시절부터 군입대전까지 굉장히 많은 교류를 한 그가 잘지내고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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